1장. 수업 설계와 교재
학습 목표
- 학습 목표와 성취기준을 지시문에 넣어 AI가 수업 범위를 벗어나지 않게 지시한다.
- AI가 만든 교재에서 사실 오류, 지어낸 출처, 고정관념을 찾아내는 검수 순서를 설명한다.
- 학생 수준에 맞춰 표현은 바꾸되 학습 목표는 지키는 수준별 자료를 설계한다.
- 학교·대학·학원에서 공표된 저작물을 수업 자료에 쓸 때 적용되는 규정과 출처 표시 의무를 구분한다.
- 틀렸을 때 피해가 큰 정보부터 확인하는 위험 기반 검수 계획을 세운다.
들어가며
어느 금요일 오후, 한 과학 교사가 AI에게 "중학교 2학년 '물질의 상태 변화' 활동지를 만들어 줘"라고 입력했습니다. 30초 만에 그럴듯한 활동지가 나왔습니다. 교사는 감탄하며 인쇄를 눌렀고, 월요일 수업에서 세 가지 문제가 한꺼번에 드러났습니다. 활동지의 "물이 끓는 온도는 해발 고도와 관계없이 100℃"라는 문장은 틀렸고, 절반은 다음 학년에서 배우는 내용이었으며, 기초학력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은 첫 문단에서 멈췄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AI가 잘못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AI는 들은 대로 만들었을 뿐입니다. 무엇을 위한 활동지인지, 누가 읽는지, 어떤 사실을 확인했는지를 정하는 일은 처음부터 교사의 몫이었습니다. AI는 교재 제작의 속도를 바꾸었지만 교재에 대한 책임의 주인은 바꾸지 않았습니다.
이 장은 그 책임을 다하는 방법을 순서대로 다룹니다. 먼저 학습 목표와 성취기준에서 출발해 AI에게 지시하는 법을 익히고, AI가 만든 자료에서 사실 오류와 편향을 찾는 검수 방법을 정리합니다. 이어서 학생 수준에 맞게 자료를 바꾸면서도 목표를 지키는 법, 그리고 공표된 저작물을 수업 자료에 쓸 때의 저작권 규칙을 학교·대학·학원별로 나누어 봅니다. 마지막으로 시간이 부족할 때 무엇부터 확인할지 정하는 위험 기반 검수를 다룹니다.
핵심 개념
교재는 목표에서 시작한다
좋은 교재는 "무엇을 배우게 할 것인가"에서 시작합니다. 우리 교육과정에서 그 출발점은 성취기준입니다. 성취기준은 교과별로 학생이 학습을 통해 도달해야 할 지식, 기능, 태도를 문장으로 적은 것이며, 국가교육위원회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운영하는 NCIC 국가교육과정정보센터에서 학년과 교과별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
AI는 여러분의 학교, 학년, 단원을 모릅니다. "중2 과학 활동지"라는 말만으로는 어느 교육과정의 어느 성취기준인지, 이번 차시가 단원의 몇 번째 시간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AI는 인터넷에서 흔히 보던 '중2 과학'의 평균적인 모습을 만들어 냅니다. 이번 단원에 없는 내용이 섞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AI는 유능하지만 첫 출근한 보조 교사입니다. Anthropic의 프롬프트 작성 안내도 같은 비유를 씁니다. 맥락이 없는 동료에게 지시문을 보여 주고 따라 할 수 있는지 물어보라는 것입니다. 동료가 헷갈린다면 AI도 헷갈립니다.
지시문의 다섯 요소
수업 자료를 만드는 지시문에는 다섯 가지가 들어가면 좋습니다.
| 요소 | 들어갈 내용 | 빠지면 생기는 일 |
|---|---|---|
| 목표 | 성취기준 문장, 이번 차시의 학습 목표 | 단원 범위를 벗어난 내용이 섞인다 |
| 대상 | 학년, 읽기 수준, 이미 아는 것과 모르는 것 | 너무 어렵거나 너무 쉬운 자료가 나온다 |
| 형식 | 문항 수, 표 구성, 정답과 해설의 위치, 분량 | 결과마다 모양이 달라 매번 손으로 고친다 |
| 예시 | 원하는 문항이나 문단의 예시 한두 개 | AI가 수준과 형식을 추측한다 |
| 제약 | 쓰지 말아야 할 것(확인되지 않은 수치, 실존 인물의 지어낸 발언) | 확인하기 어려운 내용이 들어온다 |
예시는 특히 강력합니다. Anthropic의 안내는 예시가 출력의 형식, 어조, 구조를 이끄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이며, 관련성 있고 다양한 예시 3~5개를 쓰면 좋다고 설명합니다. 활동지라면 원하는 수준의 문항 하나를 보여 주는 것만으로도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반대로 "20년 경력의 최고 교육 전문가로서"처럼 역할만 거창하게 지정하고 나머지를 맡기는 지시는 기대만큼 효과가 없습니다. 역할 지정은 어조와 관점을 잡아 주지만, 이번 단원의 범위나 우리 반 학생의 수준을 알려 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지시문 고치기: 증상에서 원인으로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증상을 보고 빠진 요소를 찾습니다.
| 증상 | 빠진 요소 | 고치는 법 |
|---|---|---|
| 문항 수와 배치가 매번 다르다 | 형식 | 형식을 명시하고 형식 예시를 붙인다 |
| 다음 학년 내용이 섞인다 | 목표 | 성취기준 문장을 넣고, 활동마다 대응하는 기준 요소를 표시하게 한다 |
| "쉬운 버전"과 "어려운 버전"이 거의 같다 | 대상과 예시 | 수준별 학생 특징을 구체적으로 쓰고 수준마다 예시를 준다 |
| 확인할 수 없는 통계가 들어온다 | 제약 | 수치는 교사가 준 자료에서만 쓰게 하거나, 수치 자리를 비워 두게 한다 |
아래는 같은 요청을 고친 예입니다.
[고치기 전]
중1 영어 과거 시제 활동지 만들어 줘.
[고친 뒤]
목표: (이번 단원 성취기준 문장을 교육과정 문서에서 그대로 붙여 넣는다)
이번 차시 목표는 지난 주말에 한 일을 과거형 문장 3개로 쓰는 것이다.
규칙 동사와 불규칙 동사 10개의 과거형만 다룬다. 완료 시제와 가정법은 다루지 않는다.
대상: 중학교 1학년. 기초 모둠은 한 문장에 단어 8개 이하로 쓴다.
형식: 빈칸 채우기 6문항, 짧은 글쓰기 2문항. 정답과 해설은 맨 뒤 쪽에 따로 둔다.
예시: (기초 모둠 문항 예) I ___ (play) soccer yesterday.
제약: 실존 인물 이름을 쓰지 않는다. 수치는 교사가 준 자료에 있는 것만 쓰고, 없으면 빈칸으로 둔다.
AI 교재의 사실 오류
생성형 AI는 문장을 확률적으로 이어 붙여 만듭니다. 그래서 문법적으로 완벽하고 자신감 있는 문장이 사실과 다를 수 있으며, 이런 현상을 흔히 할루시네이션(환각)이라고 부릅니다. 교재에서 특히 위험한 것은 세 가지입니다.
- 수치와 연도. 인구, 비율, 증가율, 사건의 연도처럼 그럴듯한 숫자는 틀려도 눈에 띄지 않습니다.
- 출처. AI에게 출처를 요청하면 존재하지 않는 보고서 제목이나 엉뚱한 페이지를 붙이기도 합니다. 출처가 붙어 있다는 사실이 확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 인용문. 실존 인물이 한 말처럼 따옴표로 묶인 문장은 특히 위험합니다. 역사 인물의 "가상 인터뷰"는 학생에게 사료처럼 읽힐 수 있습니다.
Anthropic은 할루시네이션을 줄이는 방법으로 모르면 모른다고 말하게 하기, 제공한 문서에서 직접 인용하게 하기, 주장마다 근거 인용을 찾아 없으면 철회하게 하기, 제공한 자료 밖의 일반 지식을 쓰지 않게 하기를 듭니다. 그리고 이런 기법이 할루시네이션을 크게 줄여도 없애지는 못하므로, 중요한 정보는 항상 확인하라고 덧붙입니다. 교재에서는 이 마지막 문장이 핵심입니다.
확인이 아닌 것들
검수할 때 흔히 쓰지만 확인이 되지 못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 하는 일 | 왜 확인이 아닌가 |
|---|---|
| 다른 AI 두 곳에 물어 답이 같으면 쓴다 | AI끼리 같은 잘못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일치는 진실의 증거가 아니다 |
| 같은 지시로 세 번 생성해 공통 내용만 남긴다 | 불일치를 찾는 데는 쓸모가 있지만, 세 번 모두 같은 오류가 나올 수 있다 |
| 링크가 열리는지 확인한다 | 링크가 열려도 그 페이지에 그 수치가 있다는 뜻은 아니다 |
| AI에게 스스로 오류를 찾게 해 "오류 없음"이면 통과시킨다 | 자기 점검은 일부 오류를 찾을 수 있어도 "없음"을 증명하지 못한다 |
| 무작위로 몇 개만 원자료와 대조한다 | 가장 중요한 문장이 표본에서 빠질 수 있다 |
주의
"여러 번 물었더니 같은 답이 나왔다"는 가장 흔한 착각입니다. Anthropic 문서도 여러 번 생성해 결과를 비교하는 방법을 불일치를 찾는 용도로 소개합니다. 결과가 같다고 해서 원자료로 확인한 것은 아닙니다.
원자료로 확인하기
확인은 원자료에서 합니다. 인구와 가구 수치는 국가통계포털(KOSIS) 같은 공공 통계의 원자료에서,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의 조문에서, 성취기준은 교육과정 문서에서, 과학 개념은 교과서와 공신력 있는 기관 자료에서 찾습니다. 확인한 뒤에는 활동지에 출처와 기준 연도를 적어 둡니다. 출처와 기준 연도는 다른 교사가 자료를 이어 쓸 때도, 학생이 근거를 확인하는 습관을 배울 때도 도움이 됩니다.
확인하지 못한 문장은 세 가지 중 하나로 처리합니다. 빼거나, "확인 필요"로 표시하거나, 학생이 직접 원자료를 찾아 확인하는 활동으로 바꿉니다. 마지막 방법은 AI 시대에 특히 좋은 수업 활동이 됩니다.
편향과 고정관념
AI가 만든 자료는 사실이 모두 맞아도 편향을 담을 수 있습니다. 문장제의 인물 설정에서 간호사와 유치원 교사는 모두 여성, 기술자와 운전사는 모두 남성으로 나오고, 특정 지역이나 세대가 늘 실수하는 역할을 맡는 식입니다. 학습 데이터에 흔한 패턴이 그대로 재생산되기 때문입니다.
NIST AI RMF는 신뢰할 수 있는 AI의 특성 가운데 하나로 "해로운 편향이 관리되는 공정성"을 들고, 편향을 체계적 편향, 계산·통계적 편향, 인간 인지적 편향의 세 범주로 나눕니다. 교재에 옮겨 보면, 사회에 오래 쌓인 차별의 패턴이 직업 묘사에 그대로 재생산되는 것은 체계적 편향, 학습 데이터에서 특정 지역이나 집단의 사례가 적게 대표되어 생기는 치우침은 계산·통계적 편향의 예입니다. 그리고 몇 가지를 분명히 합니다. 편향은 편견이나 차별 의도 없이도 생길 수 있고, 인구 구성의 균형이나 데이터 대표성보다 넓은 문제이며, 해로운 편향을 줄인 시스템이 반드시 공정한 것은 아닙니다.
교재 검수에 옮기면 이렇습니다. 등장인물의 성별 비율만 반반으로 맞추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누가 어떤 역할을 맡는지, 누가 능력 있게 그려지고 누가 실수하는지, 어떤 지역과 문화가 어떻게 묘사되는지까지 봅니다. 그리고 검수하는 교사 자신의 기대에 맞는 묘사는 덜 의심하게 된다는 점(인간 인지적 편향)도 기억합니다.
수준별 자료: 표현은 바꾸고 목표는 지킨다
AI는 같은 내용을 여러 수준으로 다시 쓰는 데 뛰어납니다. 하지만 "쉽게 써 줘"라는 지시는 두 가지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하나는 쉬워지지 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너무 쉬워져 핵심 개념이 빠지는 것입니다.
| 바꿔도 되는 것 | 지켜야 하는 것 |
|---|---|
| 문장 길이, 어휘, 용어 풀이 | 성취기준의 핵심 개념 |
| 예시의 종류와 수 | 개념 사이의 관계 |
| 그림·표 설명의 비중 | 평가에서 요구하는 수준 |
| 활동의 단계 수 | 정확성 |
특히 같은 평가를 보는 학생들을 위한 자료라면 세 수준 모두 같은 핵심 개념을 담아야 합니다. 기초 수준 자료에서 핵심 개념이 빠지면 읽기는 쉬워져도 평가 준비는 오히려 어려워집니다. 검수할 때는 세 버전을 나란히 놓고 핵심 개념 목록을 대조표로 확인합니다.
지시문에서는 수준을 형용사가 아니라 학생의 특징으로 설명합니다. "기초 수준"보다 "한 문장 20자 이내, 용어마다 괄호 안에 쉬운 말 풀이, 기호는 처음 나올 때 그림으로 설명"이 훨씬 일관된 결과를 냅니다. 이때 학생 이름이나 진단 점수는 넣지 않습니다. 수준을 정하는 데 필요한 것은 수준의 특징이지 특정 학생의 개인정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3장).
저작권: 수업 자료에 남의 글 쓰기
AI로 활동지를 만들 때도 출판된 시, 소설, 수필, 기사 같은 공표된 저작물을 함께 싣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핵심 조문은 저작권법 제25조(학교교육 목적 등에의 이용), 제28조(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제37조(출처의 명시)입니다.
제25조제3항은 다음 학교·기관이 수업 목적으로 공표된 저작물의 일부분을 복제·배포·공연·전시·공중송신할 수 있게 합니다. 저작물의 성질이나 이용 목적·형태에 비추어 전부를 쓰는 것이 부득이하면 전부를 쓸 수도 있습니다.
-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학교
- 「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에 따른 학교
-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교육기관
- 「학점인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평가인정을 받은 학습과정을 운영하는 교육훈련기관(원격수업 기반 학습과정에 한정)
제25조제6항은 이렇게 이용하는 자에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고시한 기준의 보상금을 저작재산권자에게 지급하게 하면서, 고등학교 및 이에 준하는 학교 이하의 학교에서 복제등을 하는 경우에는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보상을 받을 권리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지정한 단체를 통해 행사됩니다(제7항). 제25조제12항은 학교 등이 저작물을 공중송신할 때, 예를 들어 온라인 학습방에 올릴 때 복제방지조치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필요한 조치를 하게 합니다. 제37조는 이렇게 저작물을 이용하는 자가 출처를 명시하게 하는데, 제37조제1항의 예외 목록에 제25조는 들어 있지 않습니다.
이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기관 | 제25조 수업 목적 이용 | 보상금 | 온라인 게시 조치 | 출처 명시 |
|---|---|---|---|---|
| 초·중·고등학교 | 가능(일부분 원칙) | 지급하지 않음 | 필요 | 필요 |
| 대학 | 가능(일부분 원칙) | 지급 | 필요 | 필요 |
| 제25조제3항 목록에 없는 사설 학원 | 적용되지 않음 | 해당 없음 | 해당 없음 | 인용·공정이용 요건을 갖추거나 이용 허락을 받고 출처 명시 |
제25조가 적용되지 않는 곳에서는 제28조의 인용이나 제35조의5의 공정이용 같은 다른 규정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검토하고, 해당하지 않으면 저작권자의 이용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제35조의5는 저작물의 일반적인 이용 방법과 충돌하지 않고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않는 이용을 허용하며, 이용의 목적과 성격, 저작물의 종류와 용도, 이용된 부분의 비중과 중요성,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판단합니다. 제28조는 공표된 저작물을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해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인용할 수 있게 합니다. 인용은 내 글이 주가 되고 남의 글이 그것을 뒷받침하는 관계여야 하므로, 활동지의 대부분을 남의 글로 채우는 것은 인용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AI가 바꿔 쓴 글과 AI가 만든 그림
"AI가 원문을 요약하거나 바꿔 썼으니 원문을 쓴 게 아니다"라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요약이 원문의 내용과 표현에 기대고 있다면 원문 이용의 문제가 사라지지 않고, 원문 일부를 함께 싣는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또 AI가 출력한 문장이 기존 시나 노래 가사와 거의 같다면, 출력 경로가 AI라는 사실과 관계없이 그 기존 저작물의 이용 문제가 생깁니다.
AI 서비스로 만든 삽화나 문장을 쓸 때는 두 질문을 따로 합니다. 하나는 저작권법의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서비스 이용약관이 정한 이용 조건입니다. 저작권법은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정의하지만(제2조제1호), 그와 별개로 서비스 약관은 결과물을 어떻게 쓸 수 있는지 계약으로 정합니다. 저작권 보호 여부를 따지기 전에 약관의 이용 조건부터 확인하는 습관이 안전합니다.
위험 기반 검수
검수할 시간은 늘 부족합니다. 30개 문장을 모두 원자료로 확인할 시간이 없다면 무엇부터 할까요? 기준은 "틀렸을 때 피해가 얼마나 큰가"입니다.
- 학생이 평가나 판단의 근거로 쓸 사실: 학생이 이 수치로 계산하거나 보고서의 근거로 쓴다면 최우선입니다.
- 안전과 관련된 내용: 실험 안전 수칙, 응급 처치, 사용 연령 같은 것은 틀리면 다칠 수 있습니다.
- 실존 인물과 기관에 관한 서술: 지어낸 인용문과 잘못된 사실은 명예와 신뢰의 문제를 만듭니다.
- 배경 설명과 예시: 틀려도 피해가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시간 안에 확인하지 못한 문장은 빼거나 "확인 필요"로 표시해서 학생이 근거로 쓰지 않게 합니다. 무작위로 몇 개만 확인하는 방법은 공정해 보이지만, 피해가 큰 문장을 빠뜨릴 수 있어서 이 상황에 맞지 않습니다.
AI 교재 제작의 순서
지금까지의 내용을 순서로 묶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각 단계의 결과가 다음 단계의 재료가 됩니다.
- 단원의 성취기준과 차시 학습 목표를 정한다.
- 목표, 대상, 형식, 예시, 제약을 담은 지시문으로 초안을 만든다.
- 초안의 사실, 수준, 편향, 저작물 이용을 검수해 고친다.
- 고친 판을 한 학급에서 먼저 써 보고 학생 반응으로 보완한다.
- 최종본에 출처와 AI 활용 사실을 적어 교과 자료실에 공유한다.
깊이 읽기
검색 기능이 있는 AI는 문제를 해결하는가
검색 기능이 있는 AI는 답마다 링크를 붙여 주므로 사실 오류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근거를 찾는 시간을 줄여 주는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두 가지 한계가 남습니다. 첫째, 링크된 페이지에 그 문장이 정말 있는지는 교사가 원문과 직접 대조해야 확인됩니다. AI가 페이지 내용을 잘못 요약하거나 다른 페이지의 수치를 섞을 수 있습니다. 둘째, 검색 결과로 나온 페이지 자체가 원자료가 아닐 수 있습니다. 블로그나 요약 기사가 공식 통계를 잘못 옮긴 경우가 흔합니다.
그래서 검색 기능은 "어디를 보면 되는지"를 빨리 알려 주는 도구로 쓰고, 확인은 링크를 열어 원자료에서 직접 합니다. 교사가 이 과정을 수업에서 보여 주면 학생도 링크와 근거를 구분하는 법을 배웁니다.
수준별 자료와 낮은 기대의 함정
수준별 자료를 만들 때 가장 조심할 것은 기초 수준의 학생에게 낮은 기대를 고정하는 일입니다. AI에게 "기초반용"을 요청하면 개념을 빼고 흥미 위주의 활동만 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생의 거부감은 줄일 수 있겠지만, 같은 평가를 보는 학생이라면 결국 핵심 개념을 배울 기회를 빼앗습니다.
좋은 수준별 자료는 목표는 같고 사다리가 다릅니다. 기초 수준에는 용어 풀이, 짧은 문장, 단계별 질문이라는 더 촘촘한 사다리를 주고, 심화 수준에는 더 긴 지문과 개방형 질문이라는 더 높은 사다리를 줍니다. 수준별로 평가 범위 자체가 다르게 설계된 과정이라면 그때는 범위를 줄이는 선택을 검토할 수 있지만, 그것은 교사가 교육과정 차원에서 내리는 결정이지 AI 지시문에서 슬쩍 정할 일이 아닙니다.
학원, 대학, 학교의 경계 사례
저작권법 제25조를 적용할 때는 "어디서 가르치는가"가 결론을 바꿉니다. 같은 수필 두 문단을 같은 방식으로 온라인 학습방에 올려도, 중학교는 보상금 없이, 대학은 보상금을 지급하고, 사설 학원은 제25조가 아니라 이용 허락이나 인용 요건으로 판단합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교육기관, 평가인정을 받은 원격 학습과정을 운영하는 교육훈련기관처럼 목록에 있는 기관인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경계가 애매한 경우도 있습니다. 학교가 방과 후 프로그램을 외부 업체에 맡기거나, 대학이 일반인 대상 공개강좌를 운영하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학교가 수업 목적으로 이용하는가"라는 요건에 해당하는지 따로 따져야 하고, 판단이 어렵다면 이용 허락을 받는 쪽이 안전합니다. 시험에서는 이런 경계 사례가 나오면 문제에 기관의 성격이 분명히 적혀 있으니, 그 문장을 놓치지 마세요.
실무 장면
모래내중학교: 금요일 오후의 활동지
모래내중학교 2학년 과학 교사는 다음 주 '물질의 상태 변화' 수업 활동지를 AI로 만들고 있습니다. 첫 결과물에는 문항 12개가 있었는데, 그중 3개는 이번 단원에서 다루지 않는 '열의 이동' 내용이었고, 끓는점에 관한 설명 하나는 고도에 따른 변화를 빠뜨려 틀렸으며, 문장이 길어 기초학력 지원 학생 7명이 읽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교사가 처음 떠올린 방법은 "다시 생성" 버튼을 세 번 눌러 공통으로 나온 문항만 남기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세 번 모두 같은 설명이 나왔고, 범위를 벗어난 문항도 계속 섞였습니다. 지시가 그대로라면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깨닫고 이 방법을 버렸습니다.
교사는 지시문을 고쳤습니다. 성취기준 문장을 넣고 "열의 이동은 다루지 않는다"는 제약을 적었으며, 기초 수준 문항 예시 하나와 형식(문항 8개, 정답은 맨 뒤)을 붙였습니다. 새 결과물에서 범위 문제는 사라졌습니다. 이어서 위험 기반 검수를 했습니다. 학생이 실험 보고서에서 근거로 쓸 끓는점과 녹는점 수치 4개를 교과서와 대조했고, 하나를 고쳤습니다. 실험 안전 수칙 3개도 학교 실험실 안전 지침과 대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초 수준 버전을 만들면서, 교사는 세 수준의 핵심 개념 목록(상태 변화와 열의 출입, 입자 배열의 변화)을 표로 만들어 모든 버전에 들어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활동지 맨 뒤에는 "이 활동지는 생성형 AI로 초안을 만들고 교사가 검수했습니다. 수치 출처: 2학년 과학 교과서"라고 적었습니다.
해오름국어학원: 같은 수필, 다른 규칙
해오름국어학원 강사는 인근 중학교 교사가 공유한 독해 활동지를 보고 같은 방식으로 자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 활동지는 출판된 수필의 두 문단을 싣고 있었고, 학교는 보상금 없이 출처를 밝혀 학급 학습방에 올렸습니다. 강사는 "학교도 했으니 우리도 출처만 밝히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학원 원장은 이 판단을 멈춰 세웠습니다. 학교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근거는 저작권법 제25조제3항과 제6항인데, 이 학원은 그 목록의 학교나 기관이 아니었습니다. 원장은 세 가지 선택지를 놓고 비교했습니다. 첫째, AI에게 수필을 요약하게 해 요약문만 쓰는 방법은 원문에 기댄 요약이라 문제를 피하지 못한다고 보고 버렸습니다. 둘째, 수필 두 문단을 그대로 싣되 비평 활동의 일부로 쓰는 방법은, 활동지의 중심이 수필 자체여서 인용의 주종관계를 갖추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셋째, 출판사를 통해 이용 허락을 받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허락을 기다리는 동안 강사는 다른 활동을 준비했습니다. 학생이 직접 고른 글 한 문단을 짧게 인용하고, 학생의 비평이 글의 중심이 되도록 설계한 활동입니다. 이 경우에도 인용한 글의 출처를 밝혔습니다. 원장은 학원 강사 연수 자료에 "학교에서 되는 것이 학원에서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문장을 추가했습니다.
자주 틀리는 지점
- "AI 세 곳의 답이 같으니 맞다." 여러 출처가 일치하면 믿음직해 보입니다. 하지만 AI끼리는 같은 잘못된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일치는 원자료 확인을 대신하지 못합니다.
- "출처가 붙어 있으니 확인된 것이다." 출처는 확인의 출발점일 뿐입니다. AI는 존재하지 않는 출처를 만들거나 엉뚱한 페이지를 붙일 수 있으니 링크를 열어 원자료에서 내용을 확인합니다.
- "전문가 역할을 주면 알아서 잘 만든다." 역할 지정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이번 단원의 범위와 우리 반 학생의 수준을 알려 주지 못합니다. 목표, 대상, 형식, 예시를 직접 적어야 합니다.
- "쉬운 버전은 개념을 줄인 버전이다." 학생을 배려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같은 평가를 보는 학생에게서 핵심 개념을 빼면 오히려 불리해집니다. 표현을 바꾸고 목표는 지킵니다.
- "성비를 맞추면 편향 점검은 끝이다." 숫자로 확인할 수 있어 편해 보입니다. 하지만 편향은 역할과 묘사의 문제이기도 하고, 의도 없이도 생깁니다.
- "수업 목적이면 출처를 안 밝혀도 된다." 수업 목적 이용이 허용되니 다른 의무도 면제될 것 같지만, 저작권법 제37조의 출처 명시 예외에 제25조는 없습니다.
- "학교에서 되면 학원에서도 된다." 같은 교육 활동이라 같은 규칙이 적용될 것 같지만, 제25조는 적용 기관을 목록으로 정합니다. 대학은 보상금을 내고, 목록 밖의 학원은 이용 허락이나 인용 요건을 따져야 합니다.
- "무작위로 몇 개 확인하면 공정하다." 표본 확인은 체계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할 때는 공정한 표본보다 피해가 큰 문장부터 확인하는 것이 맞습니다.
한눈에 정리
| 질문 | 기억할 것 |
|---|---|
| 지시문에 무엇을 넣는가 | 목표(성취기준), 대상, 형식, 예시, 제약 |
| 결과 형식이 들쭉날쭉하면 | 형식과 형식 예시 |
| 범위를 벗어나면 | 성취기준 문장과 제외할 내용 |
| 수준 차이가 안 나면 | 수준별 학생 특징과 수준별 예시(이름·점수는 넣지 않음) |
| 사실 확인은 어디서 | 원자료. 링크, AI 사이 일치, 자기 점검은 확인이 아님 |
| 시간이 부족하면 | 평가 근거와 안전 수칙부터, 확인 못 한 문장은 빼거나 표시 |
| 편향 점검 | 비율이 아니라 역할과 묘사까지, 의도 없이도 생김 |
| 초·중·고 수업 자료의 저작물 | 일부분, 출처 명시, 온라인 게시 조치, 보상금 없음 |
| 대학 수업 자료의 저작물 | 일부분, 출처 명시, 온라인 게시 조치, 보상금 지급 |
| 목록 밖의 학원 | 제25조 아님. 인용(제28조)·공정이용(제35조의5) 요건 검토, 아니면 이용 허락. 출처 명시 |
| AI가 바꿔 쓴 글 | 원문 이용 문제가 사라지지 않음 |
공식 문서로 확인하기
- NCIC 국가교육과정정보센터 — 교과별·학년별 성취기준과 교육과정 문서를 찾는 곳입니다.
- Anthropic — Prompting best practices — 명확한 지시, 맥락 제공, 예시 사용(3~5개 권장) 부분을 읽으세요.
- Anthropic — Reduce hallucinations — 할루시네이션을 줄이는 기법과 "중요한 정보는 항상 확인하라"는 주의를 읽으세요.
- NIST AI RMF — Characteristics of trustworthy AI — "Fair – with Harmful Bias Managed"에서 편향의 세 범주를 확인하세요.
- 국가법령정보센터 — 저작권법 제25조 — 적용 기관 목록(제3항), 보상금(제6항), 공중송신 조치(제12항)를 확인하세요.
- 국가법령정보센터 — 저작권법 제28조 — 인용의 요건을 한 문장으로 정한 조문입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저작권법 제37조 — 출처 명시 의무와 예외 목록을 확인하세요.
셀프 체크
1-1. AI에게 수업 자료를 요청하는 지시문에 들어가면 좋은 다섯 요소를 쓰고, 각각이 빠졌을 때 생기는 문제를 한 가지씩 말하라.
1-2. 여러 AI 서비스에 같은 질문을 해 답이 일치하는 것을 사실 확인으로 볼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라.
1-3. NIST AI RMF가 나누는 편향의 세 범주를 쓰고, 교재 검수자 자신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범주가 무엇인지 고르라.
1-4. 기초·보통·심화 세 수준의 읽기 자료를 만들 때 수준마다 바꿔도 되는 요소 두 가지와 바꾸면 안 되는 요소 두 가지를 쓰라.
1-5. 고등학교, 대학, 저작권법 제25조제3항의 목록에 없는 학원이 각각 공표된 저작물의 일부를 수업 자료로 온라인에 올릴 때, 보상금 지급 의무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라.
1-6. 수업 목적 이용이 허용되는 경우에도 출처 명시 의무가 남는다는 것을 저작권법의 어느 조문 구조로 확인할 수 있는지 설명하라.
1-7. 검수 시간이 20분뿐이고 확인할 문장이 25개일 때, 확인 순서를 정하는 기준을 쓰고 확인하지 못한 문장의 처리 방법 두 가지를 제시하라.
1-8. (설계 과제) 여러분이 가르치는 과목의 한 차시를 골라, 이 장의 다섯 요소를 모두 담은 지시문을 10줄 이내로 작성하라.
실습 과제
실습
실습 1-A. AI 교재 검수표 만들기 (40분) 지난 학기에 AI로 만든 자료 하나를 고릅니다. 없으면 이번 주 수업 자료를 AI로 새로 만듭니다. 자료 안의 사실 문장을 모두 뽑아 표로 만들고, 문장마다 "틀렸을 때 피해"(높음·중간·낮음), "확인한 원자료", "결과"(맞음·고침·뺌·확인 필요)를 적습니다. 이어서 인물 묘사와 예시를 훑어 고정관념 점검 결과를 두세 줄로 적고, 공표된 저작물이 있다면 이용 근거(제25조, 제28조, 이용 허락)를 적습니다. 완료 기준: 모든 사실 문장에 결과가 적혀 있고, "높음" 문장은 모두 원자료로 확인되어 있으며, 저작물 이용 근거가 한 줄 이상 적힌 검수표 한 장.
실습
실습 1-B. 세 수준 자료와 핵심 개념 대조표 (50분) 한 차시의 읽기 자료를 AI로 기초·보통·심화 세 수준으로 만듭니다. 지시문에는 수준별 학생 특징과 수준별 예시를 넣고, 학생 이름이나 점수는 넣지 않습니다. 만든 뒤 해당 성취기준에서 핵심 개념 3~5개를 뽑아, 세 버전에 각 개념이 들어 있는지 표시하는 대조표를 만듭니다. 빠진 개념이 있으면 지시문을 고쳐 다시 만듭니다. 완료 기준: 지시문, 세 수준 자료, 모든 칸이 채워진 대조표가 있고, 모든 핵심 개념이 세 버전 모두에 들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