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채용 공고와 서류 심사 입력
학습 목표
- 채용 공고에 들어간 연령·성별·장애 관련 차별 표현을 찾아내고 직무 요건 중심의 문장으로 고친다.
- 채용절차법이 기초심사자료로 요구하지 못하게 한 정보를 구분하고, 같은 정보를 입사 후에 받아야 하는 경우와 구별한다.
- 직접 차별과 간접 차별의 차이를 설명하고, AI 서류 심사에서 대리 변수(proxy)가 간접 차별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한다.
- AI 서류 심사에 넣을 입력 항목을 직무 요건, 입사 후 필요 정보, 직무 무관 정보로 나누어 고른다.
- AI가 쓴 공고와 심사 기준을 게시·적용하기 전에 검수하는 절차를 설계한다.
들어가며
물류 회사의 채용 담당자 한 사람이 금요일 오후에 생성형 AI에게 "매장 관리직 공고를 써 줘"라고 부탁했다고 해 봅시다. 30초 만에 매끄러운 공고가 나옵니다. "젊고 역동적인 인재", "용모 단정한 분 우대", "연봉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표현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담당자는 문장이 자연스러워 그대로 올리려다가 한 번 더 읽어 봅니다. 이 세 표현은 각각 다른 법에 걸릴 수 있습니다. 첫째는 연령, 둘째는 직무와 무관한 용모 조건, 셋째는 실제와 다른 근로조건 표시의 문제입니다.
AI는 학습 자료에 흔했던 표현을 잘 재현합니다. 그 표현이 오래된 관행이라면 관행도 함께 재현됩니다. 그래서 채용에 AI를 쓰는 조직이 가장 먼저 갖춰야 할 능력은 고급 모델을 고르는 능력이 아니라, AI가 내놓은 공고와 기준을 사람이 법과 직무 요건에 비추어 걸러 내는 능력입니다.
이 장은 채용 과정의 입구를 다룹니다. 먼저 공고 문구에서 차별 표현을 찾는 법을 배우고, 채용절차법이 지원서로 받지 못하게 한 정보를 정리합니다. 이어서 AI 서류 심사에 무엇을 넣고 무엇을 빼야 하는지, 보호 속성을 빼도 차별이 남는 이유인 대리 변수를 다룹니다. 마지막으로 AI가 만든 공고와 기준을 검수하는 절차를 세웁니다.
핵심 개념
채용 AI가 만지는 세 가지 입력
채용에서 AI가 개입하는 입구는 크게 셋입니다. 첫째는 채용 공고로, 누가 지원할지를 정합니다. 둘째는 지원서 양식으로, 무엇을 받을지를 정합니다. 셋째는 서류 심사 기준과 입력 항목으로, 받은 정보 가운데 무엇으로 평가할지를 정합니다.
이 셋은 순서대로 영향을 줍니다. 공고에 "30세 이하"라고 적으면 그 나이를 넘는 사람은 지원 자체를 포기합니다. 지원서에 가족의 직업을 묻는 칸이 있으면 그 정보가 심사자의 눈과 AI의 입력에 들어갑니다. 심사 기준이 과거 합격자를 닮은 사람을 높게 치면 과거의 치우침이 그대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입구의 오류는 뒤에서 고치기 어렵습니다. 지원을 포기한 사람은 데이터에조차 남지 않기 때문입니다.
참고
서류 심사 단계에서 "공고는 문제였지만 심사에서는 연령을 안 봤다"는 해명은 공고를 보고 지원하지 않은 사람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모집 단계의 차별은 모집 단계에서 고쳐야 합니다.
채용 공고 문구의 차별 표현
공고 문구는 세 가지 법을 함께 놓고 읽습니다.
| 기준 | 근거 | 걸리는 표현의 예 | 고친 표현의 예 |
|---|---|---|---|
| 연령 |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 "30세 이하", "젊은 인재", "사회 초년생 우대" | "고객 응대 경력 2년 이상 또는 동등한 역량" |
| 성별·혼인 | 남녀고용평등법 제7조 | "남성 우대", "미혼 여성 환영" | 성별·혼인과 무관한 직무 요건만 적기 |
| 신체 조건 | 남녀고용평등법 제7조제2항 | "용모 단정", "키 170cm 이상" | 직무에 실제로 필요한 작업 능력이 있으면 그 능력을 적기 |
| 장애 |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제1항제4호, 제10조 | "휠체어 사용자 지원 불가"(직무 무관) | 직무 수행에 필요한 요건만 적기 |
| 근로조건 | 직업안정법 제34조, 채용절차법 제4조 | 실제보다 높은 연봉, 없는 근무 형태 | 내부 승인된 조건 그대로 적기 |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제1항은 사업주가 모집·채용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나 근로자가 되려는 사람을 차별하지 못하게 합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7조제1항은 모집·채용에서 남녀 차별을 금지하고, 제2항은 직무 수행에 필요하지 않은 용모·키·체중 등 신체적 조건과 미혼 조건 등을 제시하거나 요구하지 못하게 합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에 대한 불리한 대우를 표시하거나 조장하는 광고를 차별로 보고(제4조제1항제4호), 사용자가 모집·채용에서 장애인을 차별하지 못하게 합니다(제10조제1항).
표에서 "사회 초년생 우대"를 연령 칸에 넣은 이유는 다음 절에서 설명합니다. 공고와 지원 안내에는 시험·면접에서 필요한 편의를 신청하는 창구도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장애의 진단명이 아니라 필요한 편의를 묻고, 그 정보는 평가 자료와 분리해 관리합니다. 숫자를 지워도 사실상 특정 연령층을 고르는 표현은 여전히 연령차별 문제가 됩니다.
직접 차별과 간접 차별
직접 차별은 보호받는 특성(연령, 성별, 장애 등)을 이유로 다르게 대하는 것입니다. "남성 우대"가 대표적입니다. 간접 차별은 겉으로는 모두에게 같은 기준을 적용하지만, 그 기준을 충족하기가 특정 집단에게 현저히 어려워 그 집단에 불리한 결과가 생기는 경우입니다.
한국 법은 간접 차별을 명시적으로 다룹니다.
| 법 | 조문 | 간접 차별을 어떻게 정하는가 |
|---|---|---|
| 남녀고용평등법 | 제2조제1호 | 같은 조건을 적용해도 그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한 성이 현저히 적어 특정 성에 불리한 결과가 생기고, 그 조건이 정당한 것임을 증명할 수 없으면 차별에 포함 |
| 고령자고용법 | 제4조의4제2항 |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해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면 연령차별로 봄 |
| 장애인차별금지법 | 제4조제1항제2호 | 형식상 불리하게 대하지 않아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를 고려하지 않은 기준을 적용해 장애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면 차별 |
비유를 들어 봅시다. 모든 지원자에게 "계단 5층을 2분 안에 오를 것"이라는 시험을 똑같이 보게 하면 겉으로는 공평합니다. 그러나 사무 직무라 계단을 오를 일이 없다면, 이 기준은 직무와 무관하게 특정 집단을 걸러 냅니다. 반대로 고층 설비를 매일 오르내리는 직무라면 같은 시험이 정당한 요건이 될 수 있습니다. 간접 차별의 판단은 결과의 차이와 기준의 정당성을 함께 봅니다.
핵심
간접 차별 조문에는 늘 "정당한 것임을 증명", "합리적인 이유", "정당한 사유"라는 출구가 있습니다. 출구를 쓰려면 증명할 자료가 미리 있어야 합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30조는 분쟁에서 입증책임을 사업주에게 두므로, 직무 분석과 검증 기록이 곧 회사의 증명 자료입니다.
채용절차법의 적용 범위와 기초심사자료
채용절차법은 상시 30명 이상의 근로자를 쓰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채용절차에 적용됩니다(제3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무원을 채용하는 경우는 제외됩니다.
이 법은 지원 단계의 서류를 몇 가지로 나눕니다(제2조). 기초심사자료는 응시원서, 이력서, 자기소개서입니다. 입증자료는 학위증명서, 경력증명서, 자격증명서처럼 기초심사자료에 적은 사항을 증명하는 자료입니다. 심층심사자료는 작품집이나 연구실적물처럼 실력을 알아볼 수 있는 자료입니다. 이 셋을 합쳐 채용서류라고 합니다. 이 구분은 3장에서 채용서류의 반환과 파기를 다룰 때 다시 쓰입니다.
AI 서류 심사 도구에 들어가는 입력은 대부분 기초심사자료에서 나옵니다. 그래서 기초심사자료에 무엇을 적게 하느냐가 곧 AI가 무엇을 보느냐를 정합니다.
기초심사자료로 요구하지 못하는 정보
채용절차법 제4조의3은 구인자가 직무의 수행에 필요하지 않은 다음 정보를 기초심사자료에 적게 하거나 입증자료로 수집하지 못하게 합니다.
| 호 | 정보 | 흔한 형태 |
|---|---|---|
| 제1호 | 구직자 본인의 용모·키·체중 등 신체적 조건 | 키·체중 칸, 용모 조건 |
| 제2호 | 구직자 본인의 출신지역·혼인여부·재산 | 본적, 출신지, 결혼 여부, 주택 소유 |
| 제3호 | 구직자 본인의 직계 존비속과 형제자매의 학력·직업·재산 | 부모 직업, 형제 학력 |
이 조항을 읽을 때 두 가지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첫째, **"그 직무의 수행에 필요하지 아니한"**이라는 조건입니다. 직무 수행에 실제로 필요한 정보라면 이 조항의 금지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필요하다는 근거가 직무 분석으로 뒷받침되어야 하고, 필요한 범위를 넘지 않아야 합니다. 특히 출신지역, 혼인 여부, 가족의 학력·직업·재산이 직무 수행에 필요한 경우는 매우 드물므로 이 단서를 넓게 읽어서는 안 됩니다. 무거운 장비를 들고 고소 작업을 하는 직무라면 그 작업을 할 수 있는지를 물을 수 있지만, 키와 체중을 묻는 것은 능력을 간접으로 짐작하는 것이라 필요 범위를 넘습니다.
둘째, 시기입니다. 이 조항은 기초심사자료, 즉 지원 단계의 서류를 다룹니다. 가족수당 계산처럼 채용이 확정된 뒤 근로관계에 필요한 정보는 입사 절차에서 그 목적에 필요한 범위로 받으면 됩니다. 수당을 이유로 지원서에서 미리 받으면 그 정보가 심사에 섞이는 위험을 스스로 만듭니다.
채용절차법만이 기준은 아닙니다. 개인정보 보호법도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만 수집하게 하고 그 입증 책임을 처리자에게 지우며(제16조), 주민등록번호는 법령 근거 없이 지원자의 동의만으로 받을 수 없습니다(제24조의2). 지원서 양식을 검토할 때 두 법을 함께 봅니다. 자세한 내용은 3장에서 다룹니다.
정부 설명(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정책위키 「채용절차법」)에 따르면 여기서 출신지역은 출생지와 등록기준지(옛 본적) 등을 뜻하고, 현재 거주지와 출신 학교는 수집 금지 대상이 아니며, 본인 확인을 위한 증명사진은 붙일 수 있습니다. 다만 거주지·학교 소재지는 출신지역이나 연령을 짐작하게 하는 대리 변수가 될 수 있고 사진은 외모를 직접 드러내므로, 받더라도 AI 평가 입력과 심사 화면에서는 빼는 편이 안전합니다.
주의
"선택 기재"로 바꿔도 문제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양식에 칸이 있으면 대부분의 지원자가 채우고, 채운 정보는 심사자와 AI의 눈에 들어갑니다. 직무와 무관한 정보는 칸 자체를 없애는 것이 원칙입니다.
공고와 실제 근로조건: 거짓 채용광고 금지
AI는 공개된 시장 자료를 참고해 연봉이나 근무 형태를 그럴듯하게 채워 넣기도 합니다. 그 숫자가 회사가 실제로 승인한 조건과 다르면 문제가 됩니다. 처음부터 실제와 다른 조건을 싣는 것은 직업안정법 제34조가 금지하는 거짓 구인광고·구인조건 제시가 될 수 있고, 시행령 제34조는 근로조건 등이 응모할 때의 것과 현저히 다른 광고와 중요 내용이 사실과 다른 광고를 그 범위로 듭니다. 채용절차법 제4조는 채용을 가장한 거짓 채용광고를 금지하고(제1항), 정당한 사유 없이 채용광고의 내용을 구직자에게 불리하게 바꾸거나(제2항), 채용한 뒤에 정당한 사유 없이 채용광고에서 제시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바꾸는 것(제3항)을 금지합니다. 구직자에게 채용서류와 관련 지식재산권을 구인자에게 귀속하도록 강요하는 것도 금지합니다(제4항).
실무 원칙은 단순합니다. AI 초안의 근로조건은 모두 내부 승인 문서와 대조한 뒤 게시합니다. 승인 전이라면 "협의"라고 쓰고 숫자를 지어내지 않습니다. 게시 후 조건이 바뀌면 공고와 지원자 안내를 함께 고칩니다.
AI 서류 심사에 넣는 입력 항목 고르기
AI 서류 심사 도구에 넣을 항목은 세 갈래로 나누어 판단합니다.
| 분류 | 판단 질문 | 처리 | 예 |
|---|---|---|---|
| 직무 요건 | 직무 분석에서 나온 요건과 직접 연결되는가 | 모든 지원자에게 같은 방식으로 받고 평가에 쓴다 | 필수 자격증, 관련 경력, 과제 점수 |
| 입사 후 필요 정보 | 심사가 아니라 근로관계에 필요한가 | 서류 단계에서는 받지 않고 입사 후 받는다 | 급여 계좌, 가족수당 산정 정보 |
| 법정 금지 정보 | 채용절차법 제4조의3의 정보이고 직무에 필요하지 않은가 | 양식과 입력에서 모두 뺀다 | 출신지역, 혼인 여부, 가족 직업 |
| 직무 무관 대리 정보 | 직무와 관련이 없고 보호 속성을 드러내거나 대신 드러낼 수 있는가 | 받지 않거나, 다른 목적으로 받더라도 평가 입력에서 뺀다 | 졸업 연도, 본인 확인용 사진 |
이 분류를 할 때 세 가지를 확인합니다. ① 이 항목이 없으면 직무 요건을 판단할 수 없는가. ② 이 항목이 보호 속성(연령, 성별, 장애, 출신지역 등)과 강하게 연관되는가. ③ 이 항목을 뺀 뒤에도 같은 정보가 자유 서술에서 새어 들어오는가. ①이 아니고 ②라면 빼는 것이 기본입니다. ①이면서 ②라면 근거를 문서로 남기고 결과를 집단별로 점검하며 씁니다.
대리 변수(proxy)와 간접 차별
대리 변수는 그 자체로는 보호 속성이 아니지만, 보호 속성과 강하게 연관되어 결과적으로 그 속성을 대신 드러내는 변수입니다. AI 모델은 입력 항목 사이의 패턴을 찾아내므로, 성별 열을 지워도 성별과 연관된 다른 열이 있으면 그 연관을 통해 같은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 변수 | 대신 드러낼 수 있는 속성 | 왜 위험한가 |
|---|---|---|
| 거주지 우편번호 | 연령, 소득, 출신지역 | 지역의 인구 구성이 결과에 스며든다 |
| 졸업 연도, 첫 직장 입사 연도 | 연령 | 나이를 거의 그대로 계산할 수 있다 |
| 동아리·단체 이름(예: 여대 연합 동아리, 지역 향우회) | 성별, 종교, 출신 | 이름에 집단 정보가 들어 있다 |
| 경력 공백 기간 | 성별(출산·육아), 장애·질병 | 공백의 원인이 특정 집단에 몰린다 |
| 외부 커뮤니티 활동 기록 | 연령, 성별, 가족 돌봄 여부 | 참여할 시간과 기회가 집단마다 다르다 |
사진이나 영상 속 외모는 대리 변수라기보다 성별·연령·장애 같은 속성을 직접 드러내는 정보입니다. 직무와 무관한 외모 판단이 끼어들지 않도록 평가 입력에서 빼는 것이 원칙입니다.
NIST AI RMF는 AI 편향을 체계적(systemic), 계산·통계적(computational and statistical), 인간 인지적(human-cognitive) 편향의 세 범주로 나눕니다. 과거 채용 결과에 쌓인 치우침이 데이터에 담겨 모델로 옮겨 가는 것은 체계적 편향의 전형입니다. 그리고 NIST는 해로운 편향을 줄인 시스템이 반드시 공정한 것은 아니라고 경고합니다. 변수 하나를 뺐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과를 다시 측정해야 합니다.
대리 변수 처리는 변수의 상태에 따라 갈립니다.
| 변수의 상태 | 처리 |
|---|---|
| 직무와 무관하다고 확인됨 | 입력에서 빼고, 뺀 상태로 집단별 결과와 예측력을 다시 측정한다 |
| 직무 관련성이 자사 자료로 검증됨 | 유지하되 검증 근거와 집단별 결과를 문서로 남기고 정기적으로 다시 점검한다 |
| 관련성이 아직 확인되지 않음 | 검증이 끝날 때까지 그 변수가 반영된 점수를 탈락 판단에 쓰지 않는다 |
"우편번호를 시·도 단위로 넓게 묶으면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흔하지만, 묶어도 연관이 상당 부분 남습니다. 무관한 변수는 다듬어 쓰지 말고 빼는 것이 원칙입니다.
자유 서술 속 우회 정보
지원서 양식에서 금지 항목을 지웠는데도 같은 정보가 다른 경로로 들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기소개서에 "아버지의 회사를 도우며"처럼 가족 정보가 섞이거나, 경력 기술에 결혼과 출산 시기가 드러나는 식입니다. AI는 자유 서술에서 이런 정보를 읽어 내 점수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대응은 네 겹으로 합니다. 첫째, 자유 서술 문항이 금지 정보를 우회해 묻지 않게 문항을 설계합니다("성장 환경을 쓰시오" 같은 문항이 대표적인 우회 경로입니다). 둘째, AI에 넣기 전에 이름, 학교명, 지명, 가족 관계를 드러내는 표현을 규칙이나 개체명 인식(이름·학교명·지명 같은 고유명사를 자동으로 찾는 기술) 도구로 가리는 사전 마스킹을 합니다. 마스킹은 완벽하지 않으므로 이것만 믿지 않습니다. 셋째, AI 평가 지시문에 직무 요건 외의 정보를 평가에 쓰지 말라고 명시하고, 평가 근거를 원문 인용으로 내게 해 무엇을 근거로 삼았는지 확인합니다. 지시문은 모델의 행동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므로 넷째 단계가 필요합니다. 넷째, 시범 평가에서 금지 정보가 드러난 지원서와 그렇지 않은 지원서의 점수를 비교해 새는 곳을 찾습니다. 지원서에 사람 눈에 띄지 않게 AI용 지시를 숨겨 점수를 조작하려는 프롬프트 인젝션(OWASP LLM01:2025)도 있으므로, 지원서 본문을 지시가 아닌 자료로 구분해 넣고 점수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건은 원문을 확인합니다.
AI가 쓴 공고와 심사 기준의 검수 절차
AI 초안은 아래 순서로 검수합니다.
- 직무 요건 대조. 공고와 기준의 모든 요건 문장을 직무 분석 결과와 한 줄씩 대조하고, 대응하는 근거가 없는 요건은 표시한다.
- 보호 속성 점검. 연령, 성별, 혼인, 신체 조건, 장애, 출신지역과 관련된 직접 표현과 간접 표현(나이를 짐작하게 하는 말, 특정 집단을 연상시키는 말)을 찾는다.
- 지원서 항목 점검. 채용절차법 제4조의3의 세 묶음이 양식이나 자유 서술 문항으로 들어오지 않는지 확인한다.
- 근로조건 대조. 연봉, 근무 시간, 근무지, 고용 형태를 내부 승인 문서와 대조한다.
- 검수 기록. 고친 내용과 이유, 검수자, 날짜를 남긴다. 같은 유형이 반복되면 검수표에 항목을 추가한다.
AI에게 검수를 도와 달라고 할 때는 판정을 맡기지 말고 후보를 찾게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다음 채용 공고 초안을 검토하라. 판정은 하지 말고, 아래 항목에 해당할 수 있는
문장을 원문 그대로 인용해 목록으로 만들어라.
1) 연령, 성별, 혼인, 장애, 신체 조건, 출신지역을 직접 또는 간접으로 가리키는 표현
2) 첨부한 직무 분석표의 요건과 연결되지 않는 자격·경력 요건
3) 첨부한 내부 승인 근로조건과 다른 숫자나 조건
해당 문장이 없으면 "없음"이라고 써라.
<공고 초안> ... </공고 초안>
<직무 분석표> ... </직무 분석표>
<승인 근로조건> ... </승인 근로조건>
직무 관련성 근거를 문서로 남기기
간접 차별 판단에서 출구가 되는 것은 "정당한 것임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요건마다 다음 다섯 가지를 한 장에 남겨 두면 됩니다. 요건 문장, 근거가 된 직무 분석 결과(어떤 업무를 얼마나 자주 하는가), 대안 검토(덜 배제적인 방법이 있었는가), 집단별 결과 점검 결과, 다음 재검토 날짜입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30조는 이 법과 관련한 분쟁해결에서 입증책임을 사업주가 부담하게 합니다. 근거 문서가 없으면 조건의 정당성을 증명할 방법이 없다는 뜻입니다. 이 문서는 지원자나 감독 기관이 이유를 물을 때 답하는 근거이자, 요건이 오래되어 더 이상 맞지 않게 되었을 때 알아차리게 하는 장치입니다.
깊이 읽기
실제 직무 조건과 차별 표현의 경계
모든 조건이 차별 표현은 아닙니다. 24시간 운영되는 관제센터에서 모든 요원이 같은 비율로 야간 교대를 맡는다면, "월 8회 야간 교대 근무"는 실제 근로조건이고 오히려 공고에 구체적으로 밝혀야 지원자가 정확히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같은 공고의 "젊고 패기 있는 인재"는 직무 조건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선호입니다.
연령에도 법이 정한 예외가 있습니다.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는 직무의 성격에 비추어 특정 연령기준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경우, 근속기간을 고려한 합리적인 임금·복리후생 차등, 법에 따른 정년 설정,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연령차별로 보지 않습니다. 다만 "젊은 조직 분위기"나 "조직 적응력" 같은 이유는 직무의 성격상 불가피한 기준이 아닙니다.
경계를 가르는 질문은 셋입니다. 이 조건이 실제 업무에서 나오는가. 모든 지원자에게 같게 적용되는가. 특정 집단에 불리하다는 문제가 제기되면 근거를 보여 줄 수 있는가. 셋 모두 "예"라면 지우기보다 근거를 남기고 구체적으로 적는 편이 지원자에게 공정합니다. "특정 집단에 불리할 수 있으니 실제 조건까지 지우자"는 선의의 제안은 지원자가 근로조건을 모른 채 지원하게 만드는 다른 문제를 낳습니다.
우대 표현과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제1호는 차별의 정의에서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따라 적극적 고용개선조치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제3호는 적극적 고용개선조치를 현존하는 남녀 간 고용차별을 없애거나 고용평등을 촉진하기 위해 잠정적으로 특정 성을 우대하는 조치로 정의합니다. 그래서 모든 성별 우대 표현이 같은 판단을 받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 예외는 "잠정적으로", "고용차별을 없애거나 고용평등을 촉진하기 위해"라는 목적과 성격을 갖춘 조치에 대한 것입니다. AI가 관행적으로 넣은 "남성 우대"나 "여성 환영" 문구는 이런 조치의 일부가 아니라면 이 예외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우대 문구를 쓰려면 그것이 어떤 개선 조치의 일부인지 근거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법마다 적용 범위가 다르다
채용절차법은 상시 30명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지만, 다른 법은 저마다 적용 범위를 따로 정합니다. 30명 미만 사업장이라 채용절차법의 제4조의3이 적용되지 않더라도, 성별·연령·장애 차별 금지나 개인정보 보호법의 최소 수집 원칙(제16조)은 각 법의 적용 범위에 따라 여전히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작아서 괜찮다"는 판단은 한 법의 적용 범위를 모든 법에 넓혀 적용하는 흔한 오류입니다. 회사 규모로 의무를 면제하는 판단을 할 때는 법마다 적용 조문을 확인하세요.
실무 장면
느티물산의 공고 검수
생활용품 유통사 '느티물산'(상시 근로자 380명)의 채용 담당자는 AI로 물류센터 사무 관리직 공고 초안을 받았습니다. 초안에는 "디지털에 익숙한 20~30대", "꼼꼼한 여성 지원자 우대", "엑셀 고급 활용 가능자", "연봉 4,000만 원 이상"이 들어 있었습니다.
담당자는 검수 절차대로 움직였습니다. 먼저 직무 분석표와 대조했습니다. 엑셀 고급 활용은 재고 보고서 작성 업무와 연결되어 남겼습니다. "디지털에 익숙한 20~30대"는 연령 표현이었고, "디지털 역량"이 필요하다면 그 역량을 직접 적으면 됩니다. "재고 관리 시스템과 스프레드시트로 주간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는 분"으로 고쳤습니다. "꼼꼼한 여성 지원자 우대"는 회사의 적극적 고용개선조치와 관계가 없는 관행 문구여서 지우고, "숫자 오류를 찾아 바로잡은 경험"으로 바꿨습니다. 연봉은 내부 승인안이 3,500만 원이어서 그대로 고쳤습니다.
검토 회의에서는 버린 선택지도 기록했습니다. "20~30대"만 지우고 "MZ세대 환영"으로 바꾸자는 제안은 같은 연령 선호를 다른 말로 바꾼 것이라 버렸습니다. "공고는 그대로 두고 서류 심사에서 나이를 보지 않으면 된다"는 제안은 지원을 포기하는 사람을 막지 못해 버렸습니다. 마지막으로 검수표에 "세대·연령대를 가리키는 표현"과 "성별 우대 표현"을 항목으로 추가해, 다음 AI 초안부터는 처음 단계에서 걸러지게 했습니다.
청보리식품의 입력 항목 정리
식품 제조사 '청보리식품'(상시 근로자 900명)은 생산관리직 공채에 AI 서류 평가를 도입하면서 벤더가 제안한 입력 항목 18개를 받았습니다. 인사팀은 직무 분석표를 옆에 두고 세 갈래 분류를 했습니다.
필수 자격(식품위생 관련 자격), 관련 경력 기간, 생산 설비 운영 경험, 직무 과제 점수는 직무 요건으로 남겼습니다. 급여 계좌와 비상 연락처는 입사 후 받기로 했습니다. 본적, 결혼 여부, 부모 직업은 채용절차법 제4조의3의 금지 정보여서 양식에서 지웠습니다. 본인 확인용 증명사진은 양식에 남기되 AI 평가 입력과 심사 화면에서는 가렸습니다.
어려운 것은 회색 지대였습니다. "졸업 연도"는 나이를 거의 그대로 드러내고, 경력 기간은 이미 따로 받고 있어 직무 판단에 더할 것이 없었습니다. 빼기로 했습니다. "최근 3년 경력 공백"은 벤더가 "생산 현장 관리 성과를 예측한다"고 설명했지만 자사 자료로 검증한 적은 없었고, 시범 데이터에서 공백이 있는 지원자의 다수가 여성이었습니다. 인사팀은 이 변수를 바로 빼지도, 그대로 쓰지도 않았습니다. 자사 생산관리직의 성과 평가 자료로 검증 분석을 맡기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 변수가 반영된 점수를 탈락 판단에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회의록에는 "조기 퇴사를 예측한다"는 것만으로는 직무 관련성이 되기 어렵다는 점, 그리고 특정 성에 몰리는 변수는 정당성을 증명할 책임이 회사에 있다는 점도 남겼습니다. "외부 봉사 활동 시간"은 생산관리 직무와 연결되는 근거가 없고 참여 기회가 집단마다 달라 뺐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범 평가를 다시 돌려, 항목을 정리하기 전과 후의 집단별 통과율을 비교하는 일정을 잡았습니다. 변수를 뺀 것이 실제로 차이를 줄였는지 확인하지 않으면 정리는 끝난 것이 아닙니다.
자주 틀리는 지점
- "숫자만 지우면 된다." "30세 이하"를 "사회 초년생"으로 바꿔도 사실상 특정 연령층을 고르는 표현입니다.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 외 기준으로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내는 것도 연령차별로 봅니다(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제2항).
- "보호 속성을 입력에서 뺐으니 차별이 없다." 우편번호, 졸업 연도, 경력 공백처럼 다른 변수가 그 속성을 대신 드러낼 수 있습니다. 결과를 집단별로 측정해야 합니다.
- "선택 기재로 바꾸면 괜찮다." 칸이 있으면 정보가 들어옵니다. 직무와 무관한 정보는 칸 자체를 없앱니다.
- "수당 계산에 필요하니 지원서에서 미리 받는다." 근로관계에 필요한 정보는 채용 확정 뒤 그 목적에 필요한 범위로 받습니다.
- "실제 조건이라도 불리할 수 있으면 지운다." 모두에게 같게 적용되는 실제 직무 조건은 근거를 남기고 구체적으로 밝히는 편이 공정합니다.
- "공고는 두고 심사에서만 안 보면 된다." 모집 단계의 차별은 지원을 포기한 사람에게 이미 영향을 줍니다.
- "AI가 시장 자료로 쓴 연봉이니 참고용이다." 게시된 공고의 근로조건은 회사의 약속입니다. 내부 승인 조건과 대조해야 합니다.
한눈에 정리
| 질문 | 기억할 답 |
|---|---|
| 공고의 연령 표현 | 합리적 이유 없으면 금지. 우회 표현도 연령 외 기준에 의한 차별이 될 수 있다 |
| 공고의 성별·용모 표현 | 남녀고용평등법 제7조. 직무에 필요 없는 신체 조건·미혼 조건 금지 |
| 지원서에서 받지 못하는 정보 | 직무에 필요 없는 신체 조건, 본인 출신지역·혼인여부·재산, 가족의 학력·직업·재산(채용절차법 제4조의3, 상시 30명 이상) |
| 입사 후 필요한 정보 | 서류 단계가 아니라 채용 확정 뒤 필요한 범위로 받는다 |
| 대리 변수 | 무관 확인 → 빼고 재측정 / 검증됨 → 근거 남기고 점검하며 유지 / 미확인 → 검증 전 탈락 판단에 쓰지 않음 |
| 간접 차별의 출구 | 정당성을 증명할 자료(직무 분석, 검증, 집단별 결과)를 미리 남긴다 |
| 근로조건 | AI 초안의 숫자는 내부 승인 문서와 대조. 거짓 구인조건 금지(직업안정법 제34조), 정당한 사유 없는 불리한 변경 금지(채용절차법 제4조) |
공식 문서로 확인하기
- 채용절차법 제4조의3 — 기초심사자료로 요구하지 못하는 세 묶음의 정보를 원문으로 확인합니다.
- 채용절차법 제4조 — 거짓 채용광고와 근로조건의 불리한 변경 금지를 확인합니다.
-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 연령차별 금지 분야와 제2항의 간주 규정을 읽습니다.
-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 — 차별의 정의에 들어 있는 간접 차별과 예외를 읽습니다.
- 남녀고용평등법 제7조 — 모집·채용의 금지 사항을 확인합니다.
-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 차별행위의 일곱 유형과 정당한 사유를 확인합니다.
- NIST AI RMF — Characteristics of trustworthy AI — 편향의 세 범주와 "Fair – with Harmful Bias Managed"를 읽습니다.
셀프 체크
1-1. 채용 과정에서 AI가 개입하는 세 가지 입구를 쓰고, 그중 입구의 오류가 뒤 단계에서 가장 바로잡기 어려운 것은 무엇이며 왜 그런지 설명하라.
1-2. 직접 차별과 간접 차별을 각각 한 문장으로 정의하고, 간접 차별 조문에 공통으로 들어 있는 "출구" 표현을 하나 이상 쓰라.
1-3. 채용절차법 제4조의3의 금지 정보 세 묶음을 쓰고, 이 조항이 문제 되지 않는 두 가지 경우(법의 적용 범위 밖인 경우, 직무 수행에 필요한 정보인 경우)를 구분해 설명하라.
1-4. 졸업 연도, 동아리 이름, 경력 공백 기간이 각각 어떤 보호 속성을 대신 드러낼 수 있는지 쓰라.
1-5. 대리 변수일 수 있는 항목을 "넓은 구간으로 묶어서 쓰자"는 제안이 해법이 되기 어려운 이유를 설명하라.
1-6. 생성형 AI가 시장 자료를 참고해 공고의 연봉을 채워 넣었을 때, 게시 전에 해야 할 일과 그 근거 조항을 쓰라.
1-7. (설계) 회사의 한 직무를 골라 AI 서류 심사 입력 항목 후보 열 개를 세 갈래(직무 요건, 입사 후 필요, 직무 무관)로 분류하는 표를 설계하고, 분류가 애매한 항목 하나에 대해 어떤 자료로 결정할지 쓰라.
실습 과제
실습
AI 공고 초안 검수표 만들기 (40분)
- 생성형 AI에게 실제로 뽑을 만한 직무 하나의 채용 공고 초안을 요청한다(회사 정보와 개인정보는 넣지 않는다).
- 이 장의 검수 절차 다섯 단계에 따라 초안의 문장을 하나씩 표시한다: 직무 요건과 연결됨 / 보호 속성 관련 / 근거 없는 요건 / 근로조건.
- 표시한 문장마다 고친 문장과 근거 조항을 적는다.
- 다음 초안에서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검수표 항목을 두 개 이상 추가한다.
완료 기준: 표시한 모든 문장에 고친 문장과 근거가 있고, 추가한 검수표 항목이 구체적인 표현 유형(예: "세대·연령대 표현")으로 적혀 있다.
실습
입력 항목 분류표와 근거 문서 만들기 (50분)
- 한 직무의 지원서 항목 후보를 열두 개 이상 적는다(실제 양식이 있으면 그것을 쓴다).
- 항목마다 직무 요건 / 입사 후 필요 / 직무 무관으로 분류하고, 보호 속성과 연관될 가능성을 높음·보통·낮음으로 적는다.
- "직무 요건이면서 연관 가능성 높음"인 항목 하나를 골라 요건 문장, 직무 분석 근거, 대안 검토, 점검 계획, 재검토 날짜를 한 장으로 쓴다.
완료 기준: 모든 항목에 분류와 이유가 있고, 근거 문서 한 장이 다섯 요소를 모두 갖추었다.